매년 매출 600% 증가 현지상품 다양화 상담인력 1명…시스템·디자인 투자에 집중 패키지적 마인드 완전 벗어나야 FIT 성공
Q. 업계에 FIT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마이리얼트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현재 운영상황은 어떤지 이야기해 달라.
대학교 3학년 때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고,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에서는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처음에는 음악 관련 사업에 도전했었다. 일종의 작은 사업 도전이었고 10개월 만에 접고 대학생 신분으로 돌아왔다. 나름 좋은 경험이 되었다.
처음에는 스스로 사업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굳이 왜 이 어려운 길을 가야하는가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10개월 동안 사업을 경험하고 돌아와보니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무언가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끝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후 진지하게 무엇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커졌고, 과 동기와 함께 대학생 창업컨설팅 업체를 만나게 됐다. 그 곳에서 1세대 창업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고, 현재 전자결제 전문기업인 이니시스 창업주와 진지한 대화를 할 기회가 생겼다. 당시 운 좋게도 멘토링과 투자의 기회를 동시에 얻었는데,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여행산업 쪽을 추천받았다.
여행산업에 대해 문외한이었던지라 역으로 물어보았는데, 대답을 듣자마자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유인즉슨 여행객들이 소득 수준 증가로 여행상품 구매력이 높아지고, 해외여행을 대부분 몇 번 해본 상황이기 때문에 재방문 시 더 고급스런 여행을 원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FIT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자유여행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여행객들의 여행에 대한 요구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여행업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확실히 공략이 가능한 부문이었다. 현지투어 쪽으로 사업을 집중한 것은 현지투어 및 액티비티 부문의 경우 대형여행사들이 신경을 제대로 쓰지도 않을뿐더러, 창의적인 수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항공 및 호텔의 경우 물량 싸움으로 가격적인 면에서 대형업체들을 이 길 수가 없기 때문에, 내려놓고 시작했다.
막상 여행분야 사업에 뛰어드니 잠재력이 많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지 수없이 고민했다.
2013년에 법인 설립과 동시에 투자가 이뤄졌고, 그해 7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됐다. 3년이면 길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그 기간 동안 사무실 옮겨 다니고, 직원도 14명까지 늘어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는 전 세계 218개 도시 859개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고 있고, 공연 티켓, 투어 패스 등 다양한 현지 상품 접근성도 늘려가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이 지원되며, 최근에는 인바운드 서비스도 열었다.
Q. 아직 젊은 나이이고 사업영역이 독특하다 보니 오해도 많았을 것 같다. 여행업계를 보는 시각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여행업계에 아는 분이 전혀 없었다. 회사를 열자마자 몇 군데서 전화가 와 경력도 없는 것이 어디 여행업계에서 설치냐며 이유 없는 뭇매를 맞았다. 개중에는 업계 사장님과 중역들도 있었다. 업계로부터 텃새 아닌 텃새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가능성이 높으니 그러신다 생각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리얼트립은 가이드와 고객이 둘다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설령 하루에 투어가 한 개만 있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정성껏 행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런 노력 때문인지 올해 3월 기준 매출이 지난해 대비 6배 폭증했다. 점점 FIT 시장이 가속화되고 있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당장에 1~2년 후가 기대된다.
여행업계는 중간급 규모 여행사들이 보수적이고 오히려 하나투어나 인터파크투어 같은 초대형 업체들이 더 새로운 시도를 하고 혁신적인 생각을 많이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 패키지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이제 대형업체들도 긴장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익스피디아 같은 OTA들이 영향력을 높이고 있고, 에어비앤비(Air B&B) 같은 혁신적인 업체도 적극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업계 구조는 갈수록 바뀔 수밖에 없다. 이런 경쟁이 늘어날수록 여행자들은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여행자의 시선과 니즈를 제대로 반영하는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다. 주말에 까페를 가면 여행계획을 짜는 많은 젊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떤 브랜드를 이야기 하며 편리함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엿듣는데, 그런 변화는 한편으론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마이리얼트립의 경우 인력구조가 100% FIT에 맞춰져 있다. 상담인력은 단 1명이다. 엔지니어가 4명이고, 디자이너가 3명이다. 대형사들은 상담인력에 지나치게 쏟아 붇지만 우리 회사는 시스템과 디자인에 더 집중하고, 링크 시스템 구축에 몰입해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는데 관심이 더 많다.
대형여행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FIT 수익이 제대로 나기 어려운 것은 패키지적 사고로 FIT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인력구조를 패키지 중심에서 완전히 FIT 조직으로 바꿔야 하고, 성과측정도 아예 분리해야 할 것이다. 그룹사 입장에서는 통합적인 실적이 좋겠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실적이 패키지 위주로 나오니까 FIT 부서의 자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성과주의를 넘어서 거시적인 회사 정책을 고안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과거보다는 FIT에 대한 추세를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FIT가 돈이 안된다는 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므로 공격적인 분사와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Q. 앞으로 마이리얼트립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생각한다. 볼륨은 많이 늘고 있지만 100이라고 치면 이제 10쯤 왔다고 생각한다. 인바운드 부문도 세팅 단계고 아직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 쌓여있다.
향후 미래적으로 크게 보고 있는 영역은 제3국에서 3국으로 가는 여행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과 미주 및 동남아 등에 마이리얼트립과 닮은 모델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는데, 그런 기업 모델들을 모두 모아 얼라이언스처럼 인프라를 공동 구축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현지투어 서비스는 마이너한 서비스인 것은 맞다. 그래서 많이 알리고 고객들의 여행계획에 침투해 트래픽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수익구조 분배는 회사가 20%, 가이드가 80%인 구조다. 비정상 가이드를 구별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 선발한다. 현지 적법 체류 절차를 점검하고, 영상으로 면접을 보며, 테스트투어를 통해 역량을 검증한다. 매출 상위 가이드들은 대부분 유럽 지역으로 보통 가이드 당 한달 평균 400만원씩은 벌어간다.
많이 하시는 분은 2000만원을 넘게 벌어가기도 한다. 정산시스템은 마이리얼트립이 보유한 후 투어가 끝나면 입금시켜주는 형태다. 가이드들도 신뢰감이 높고, 마이리얼트립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업 초반에는 현지 유학생 위주로 유명 현지 투어만 가능했는데, 지금은 로컬 투어업체들이 대부분 다 등록돼 있고, 다양한 현지투어를 망라하고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 마냥 투어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게 좋은지 어떤 게 훌륭한지 가이드가 잘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안드로이드 앱만 있지만 애플 IOS 버전도 만들고 있고, 사이트도 대규모 개편을 앞두고 있다. 숙박만 제외하고 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마이리얼트립이 종합여행사를 꿈꾸냐고 묻지만 전혀 그럴 의도는 없다. 항공까지 손델 여력이 없으며 종합여행사로 가는 순간 어설픈 포지셔닝으로 도태될 수 있다. 아직은 현지투어 시장을 만들어가는 단계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포지셔닝하고 홍보해 FIT 영향력을 높여갈 것이다.
<양재필 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