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주투어는 배낭전문 여행사다. 에주투어는 지난 1989년 서울항공의 배낭여행 사업부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처음으로 유레일패스를 도입했다. 황민 에주투어 대표는 20년이 넘도록 에주투어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배낭여행 전문가로 1000회 이상 매주 토요일 본사 사무실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광현 기자> ckh@gtn.co.kr
수많은 중소 업체들이 부러워하는 롤모델 업체로 꼽혔다. 소감은 어떤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사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한 것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온라인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파크, 하나투어 등 대형업체에서 대부분의 물량을 쓸어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배낭여행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우리가 온라인에 들어가기에는 이미 대형업체들이 너무 앞서가 있다. 그럴만한 자력이나 여력이 안 된다. 그렇기에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오프라인을 공략했다. 앞으로 여행은 온라인을 통해 예약한다고 말하지만 배낭여행은 그렇게 하기에 쉽지 않다. 준비도 어렵고 세세하게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보통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상담을 한다. 또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본사 사무실에서 여행설명회를 진행한다. 회사 상품설명회가 아니라 배낭여행할 때 준비해야 할 것, 꼭 필요한 것만 설명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해도 다른 회사와는 차별화된 답변을 한다. 한 달 여행가는 일정을 잡아달라고 물어보면 최대한 세세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손님은 작은 것을 기대하고 문의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의 답변을 준비한다. 이러한 부분이 손님들에게 어필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고객 입장에서 여행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아서 내 여행에 접목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경험도 많고, 매일 그쪽 일을 하다 보니 손님이 필요한 정보를 확실하게 제공한다. 분명히 배낭여행은 100% 온라인으로 해결될 수 없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 나와도 한계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대형여행사와는 다른 우리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중소 여행사들의 먹고 살길이 갈수록 막막해지고 있다. 여행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중소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남의 떡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골프 전문여행사를 운영한다고 할 때 주변에서 배낭이 잘된다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자꾸만 시선을 바깥으로 돌린다. 여기가 잘된다, 이게 잘된다고 하지만 사실 자신의 분야와는 전혀 다르다. 잘 하는 쪽에 특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 이것저것 하다보면 잘하는 것도 약해지고, 다른 부분에는 신규로 접근하니까 기존 전문가에 밀려 매출을 올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1만5000개의 여행사가 있다고 하지만 너무 많다. 양극화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것을 양극화라고 보기보다는 난립했던 여행사가 교통정리가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직판은 직판 나름대로, 홀세일 업체는 홀세일 업체로, 전문여행사는 전문 여행사로 자리를 잡아가다보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많은 여행사를 봤지만 자신의 전문 분야와 동떨어진데서 해결책을 찾아 성공한 업체는 한곳도 못 봤다. 그런 부분에서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소비자 혹은 업계 관계자들이 자사를 어떤 이미지의 여행사로 기억하기를 바라는가. 또 그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회사홈페이지에도 쓰여 있지만 우리는 지인추천 1위 여행사라고 당당히 말한다. 우리를 찾아온 손님에게 어떻게 여기를 알고 오셨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신문광고를 보고, 누구는 인터넷 키워드 검색광고를 보고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70~80%는 지인 추천으로 찾아온 사람이다. 한번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주변에서 간다고 물어보면 그 친구들이 에주투어를 추천한다. 세상의 많은 마케팅이 있지만 입소문이 가장 구매력이 강하다. 내가 어디꺼 써봤는데 정말 좋다고 추천하면 대부분이 비슷한 물건을 구매한다. 그런 부분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손님 하나하나의 수익을 신경 쓰지 말자는 것이다. 상담만 하고 여행자 보험만 달랑 드는 손님이 있어도 차별화를 두지 말자고 말한다. 아무것도 안하고 상담만 받고 가도 결국엔 본인이 알고 있다. 나는 아니더라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준다. 결국엔 그런 손님이 큰 리피터 고객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신뢰도다. 현재 20년 가까이 한 직장에서 근무하다보니 10년 만에 여행사를 찾아와 아직도 있냐고 말하는 고객이 가끔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궁극적으로 직원들에게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한결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말한다. 우리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감동적이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데 비중을 두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다보면 결국 수익으로 연관된다.
앞으로 여행업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해 달라.
여행업계를 예측하는 게 크게 의미는 없겠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교통정리가 확실히 됐으면 좋겠다. 너무 안 좋은 여행사도 많고 손님 돈을 가지고 도망가는 여행사도 많다. 제도적으로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여행업 접근이 너무 쉬워졌다. 관할 구청에 신고만 하면 되고, 행정적인 부분이나 여행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제도적으로 너무 쉽게 마련돼 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 잘 다니던 직원이 여행사를 오픈하고 쉽게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1만개 이상의 여행사가 있지만 90%정도는 정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500개 내외가 딱 맞는다고 생각한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유여행이 시장을 이끌어간다고 하지만 패키지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물론 지금보다 수치는 줄어들겠지만 모든 사람이 자유여행이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모든 업체에서 배낭여행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배낭이 패키지와 같은 성장을 못하는 이유는 컴퓨터상에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배낭여행 상담은 짧으면 1시간 길면 2시간이 넘어간다. 일반 패키지에서 2시간 상담하면 팀장이 먼저 화를 낸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으로 가야한다. 대형업체야 양적인 성장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배낭여행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앞으로도 배낭은 대형업체에서 모든 물량을 가져가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배낭여행 상담에서 직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무엇인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것으로 고민을 많이 한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이 물건을 파는 것은 아니다. 옷을 팔고 핸드폰을 파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여행은 누군가에게 평생 간직해야 할 소중한 자랑거리다. 유럽여행은 1~2년 자랑할게 아니라 평생 동안 기억된다.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자고 이야기 한다. 쉽게 대충대충 하다보면 그 사람에게 자랑거리가 아니라 치욕스런 기억이 될 수 있다. 손님 하나하나를 내 가족, 형제가 간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라고 말한다. 나도 여행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즐기면서 하다 보면 분명 지금보다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 친구들에게도 젊을 때 돈 많이 벌어서 옷사고 집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험에 많이 투자하라고 이야기 한다. 앞으로 회사를 100명, 200명으로 키우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