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핀에어 한국지사장은 유럽 항공사의 한국지사장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이 점만 봐도 핀에어가 한국시장에 맞춘 전략을 얼마나 잘 구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김동환 한국지사장은 핀에어의 현지화 전략과 차별화된 서비스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올해 목표로 한 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아시아와 유럽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항공사, 핀에어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송유진 기자> yjs@gtn.co.kr
>>여행업계 이력에 대해서 말해 달라.
1998년, 필리핀 투어가이드로 여행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99년도에 필리핀 현지에 로컬 랜드를 오픈했고, 2003년까지 랜드를 운영했다. 2004년 2월, 샤프에 입사했고, 골프사업부와 호텔사업부에서 일을 했다. 이후 2005년부터는 오프라인 항공사들의 GSA를 맡게 됐다. 회사 한 군데에서 일을 하는데, 명함은 10개가 넘었다. 그 많은 항공사들 중 하나가 바로 핀에어였다. 2007년, 핀에어가 한국 직항 노선 취항을 발표했고 2008년 6월2일, 첫 취항을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 쭉 핀에어 업무를 담당했다. 2011년 9월1일부터 2012년 2월 말까지 6개월 동안 핀에어 본사에 글로벌 코퍼레이트 세일즈 부서가 있는데, 여기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리고 3월1일, 한국지사장으로 임명받았으며 한국에서는 6월1일 정식으로 한국지사장이 됐다.
>>2015년 주목할 만한 항공사로 선정됐다. 소감이 어떠한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핀에어가 한국 직항 노선에 취항한 지는 6년 반 정도 됐다. 이 기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는 게 가장 먼저 눈여겨볼 만한 점인 것 같다. 외국에서 발표를 할 때 우리나라는 니모, 경쟁사는 고래라고 표현을 한다. 그만큼 다른 항공사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작은 항공사라는 얘기다. 핀란드 헬싱키의 수요는 전체 승객의 10% 미만에 불과하다. 90% 이상은 환승 고객이 이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6년 반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닌가. 이 점을 높게 평가해준 것 같다. 두 번째로, 핀에어는 현지화의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핀란드 국영항공사인 핀에어의 비행기 기종, 로고는 어느 나라를 가도 비슷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모두 다르다. 여기서 내용이라고 하면 그 국가에만 특화된 서비스를 말한다. 핀에어는 한국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현지화를 위해서 노력해왔다. 일단 많은 수의 한국인 승무원을 투입하고 있다. 편당 4명으로, 아마도 외항사 중에서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로 헬싱키~인천 노선에서 한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도 한식 메뉴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핀에어의 한국 지사 형태는 백퍼센트 핀에어 업무로 진행되며, 직원들도 모두 핀에어 소속이다. 보통 외항사들의 경우 본사의 방식을 따르게 되는데, 핀에어 한국지사는 유럽 방식을 버리고 한국 방식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여행사의 요청에 보다 빠르게 답할 수 있고, 파트너들과의 소통 또한 원활히 이뤄진다. 나아가 유럽 항공사만 봤을 때 한국 지사장이 한국 사람인 것, 이것 또한 차별화된 점이 아닐까.
>>한국 시장에서 외항사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0년 35%에 불과했던 외항사의 여객 점유율은 지난해에는 40%를 넘어섰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 항공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외항사의 점유율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객들이 외항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과 시간이다. 외항사의 항공 요금이 국적사에 비해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외항사의 경유 노선을 이용하면 훨씬 편리하게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서 외항사가 많이 알려진 것 또한 외항사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많이 이뤄지고, 외항사 이용에 대한 피드백을 접할 수 있어 이미지 또한 좋아졌다. 소비자들이 ‘외항사도 있구나’, ‘외항사를 이용하면 편리하겠구나’를 느끼게 된 것 같다. 1923년 설립된 이후로, 핀에어는 사고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항공사를 선택하는 기준 중에 안전이 있다. 핀에어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로 이러한 복합적인 것들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최근 경유 노선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항공사들이 주요 거점 공항을 중심으로 한 경유 노선을 연일 홍보하고 있다. 경유 노선에 있어 자사만의 강점이 있는가.
헬싱키 노선 이용객의 90% 이상이 경유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다. 핀란드의 헬싱키는 지리적으로 이점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국가가 바로 핀란드다. 핀에어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간이 단축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 헬싱키 공항 자체도 굉장히 효율적이다. 국제선과 국제선과의 커넥팅 타임이 매우 짧아 경유 공항으로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경유노선뿐만 아니라 헬싱키를 하나의 여행 목적지로서, 스톱오버 지역으로서 홍보하려고 한다.
>>핀란드는 여행지로서 어떠한 매력을 갖고 있는가.
핀란드 수요는 과거에 비해서 많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핀란드는 여행객들에게 낯선 지역이다. 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앞으로는 중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방문객의 연령층을 다양화하려 한다. 일본에서는 FIT가 발달돼 있는데, 핀에어를 이용해서 핀란드 여행을 굉장히 많이 간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핀란드에서는 오로라 투어를 즐길 수 있으며, 건축물을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나아가 북유럽의 특별한 사회복지 시스템을 배우고 싶어 핀란드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핀란드는 여러 측면에서 매력을 갖고 있다.
>>항공 산업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경쟁에서 승리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핀에어의 고객층은 다양하다. 기업 출장, 레저, 인센티브, FIT로 수요가 나눠져 있으며, 이 비율이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한쪽의 수요가 안 좋아지더라도 괜찮은 상황이다. 앞으로도 수요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이 비율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원월드 동맹체에 가입한 항공사들은 사실 핸디캡을 갖고 있었다. 원월드 소속 항공사들의 한국 취항이 많이 늘어났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원월드가 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보다는 조금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핀에어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승객에게는 마일리지를 백화점 상품권으로 바꿔주는 제도를 실시했다. 이 또한 한국에 맞춘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승객 입장에서는 매우 실용적인 제도다. 현재 체인 편의점, 체인 주유소와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일리지를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게 하고 싶다.
>>한국 시장에서 해당 항공사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가.
핀에어는 좌석 수의 과반수를 여행사를 통해서 판매한다. 그래서 여행사와의 파트너십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파트너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핀에어는 유일한 북유럽 직항 노선으로,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분명 갖고 있다. 항공 요금에 치우친 전략보다는 여행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지금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핀에어의 미래에 대해서 말해 달라.
올해 20%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인천~헬싱키 노선이 데일리 운항으로 바뀌면서 올해는 핀에어 한국지사에게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한국인 승무원들이 한국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서비스적인 측면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 또한 A350이 올해 10월부터 중국 쪽 노선에 첫 취항을 시작한다. 이 기종을 한국 노선에 빨리 도입하기 위해서라도 판매와 성장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올해 5월부터는 부산에서 일본 나리타를 경유해서 유럽으로 가는 노선을 코드셰어하게 됐다. 부산~나리타 구간은 일본항공과 코드셰어를 통해 운항한다. 부산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