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전망 긍정적 선택과 집중 전략 필요한 파트너가 될 것
김신 유로스테이션 대표는 파리를 100번 이상 여행했다. 그만큼 파리에 대해서만큼은 전문가다. 이러한 열정 때문에 파리 시내 지도가 그의 손에서 직접 탄생할 수 있었다. 또한 회사 운영에 있어서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더욱 전진했다. 유로스테이션이 앞으로 여행 시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송유진 기자> yjs@gtn.co.kr
>>여행업계 이력에 대해서 말해 달라.
1996년도에 여행사에 입사했다. 이후 여행사 2곳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11년 전, 유로스테이션을 설립했다. 이때 중국과 유럽을 같이 시작했다. 유럽은 좋아하는 지역이었고, 여행사에 있을 때 유럽 쪽 세일을 담당했었다. 중국은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었다. 회사의 시작은 첫 중국 호텔 전문 예약 회사였다. 당시 이룡/유로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을 같이 사용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 여행인으로서 경력은 20년 정도인 셈이다.
>>다녀온 여행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
파리를 가장 좋아한다. 파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나, 그 중에서도 파리의 미술관을 가장 좋아한다. 작은 미술관부터 시작해서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한다. 미술관을 좋아하다보니 미술관 위주로 여행할 수 있는 지도를 직접 제작했다. 파리 지도를 한 해 10만 부 정도 여행사에 제공하고 있다.
>>내실 있는 여행사로 선정됐다. 소감은 어떠한가.
일단은 감사하다. 내실이라는 것은 결국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땀, 시간, 정성 등이 쌓여서 지금의 결과가 만들어진 듯하다. 10년 이상 일을 한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일에 정성을 쏟아 붓지 않나. 또한 여행사와의 관계가 하나씩 쌓여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묵묵히 일을 한다면 지금의 내실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노하우는? 하나만 공개해 달라.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직원, 즉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인성이 좋은 직원들이 많다. 그리고 직원들끼리 서로 가치를 공유한다. 의견 충돌이나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우리처럼 서로 뭔가를 공유하면 갈등이 해결된다. 다른 하나는 시도를 잘 한다는 점이다. 내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 중 하나는 실패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어떤 게 안 되는지를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이룡을 지난 10년 동안 운영했다. 중국 호텔 판매로는 넘버원 회사였다. 하지만 작년 초 문을 닫았다. 그 결정을 하기까지 너무 괴로웠다. 특히 결정을 한 날에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쏟아 부은 돈이 수십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깐 쉬어야 뭔가를 새로 시작할 수 있지 않나. 거래했던 호텔들과 여행사들에게 우리가 잠시 비즈니스를 접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룡이 잘 되다가 안 되던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쭉 지나갔다. 이렇게 하면 망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하면 문을 닫는 구나를 직접 체감한 순간이었다. 이제 올해에는 이렇게 하면 망하지 않겠구나 하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실패의 경험이 많다는 것은 실수를 반복하는 패턴이 아니면 굉장히 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경험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수많은 실패들은 경험으로 녹아 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사실 여행업에 있으면 해프닝, 즐거운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한 여행사 대표님이 희귀병에 걸린 적이 있었다. 온 몸이 마비되는 병이었다. 여행업계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람인데 식물인간처럼 지내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당시 모금 캠페인이 진행됐었다. 이후 그 대표님은 1년 반 동안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다가 회복돼서 지금은 정상인이 되셨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1년 반 동안 호흡도 기계의 도움을 받았던 만큼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의 도움이 있었기에 회복된 것이라 믿는다. 회사를 시작하고 나서 5~6년 정도 됐을 때였는데,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이후 남들이 나를 보는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 회사 운영도 더 잘 됐다. 나에 대한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에 도와주는 사람도 많고, 일도 더욱 잘 풀렸다. 지금은 후배들에게 종종 이야기한다. 업계에서 잘 되고 싶으면 대가를 바라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보라고.
>>현재 여행 시장과 여행업계는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여행 시장 자체는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것이 업체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어느 업체이냐에 따라서 굉장히 많이 달라질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아마도 전 세계적인 추세인 듯하다. 유럽만 놓고 봤을 때, 유럽은 일단 매우 긍정적이다. 지금의 상황을 봤을 때 유럽 시장은 향후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는 내가 회사를 운영했던 11년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해였다.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시장 상황과 업계 분위기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특히 중소여행사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큰 회사들은 전체 파이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소여행사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중소여행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여행사의 본질은 여행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프로그램을 자생적으로 만들지 못하면 시장이 좋은 것과 별로 상관이 없다. 우리나라의 여행 프로그램은 굉장히 제한적, 한정적이다. 하지만 여행업이 앞서 있는 국가를 보면 다양한 프로그램의 상품이 많다. 작은 여행사들이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면서도 회사의 색깔을 운영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여행사가 제공하는 여행 정보에 집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여행 정보보다는 여행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들과 차별화돼야 하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유로스테이션은 2010년부터 아트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유럽의 독특한 미술관, 건축물, 음악 축제 등을 섞어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여행객들이 좋아하는 장소들을 이야기로 엮은 것으로, 어디에도 없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까 여행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유럽 여행 추세는 어떠한가.
2014년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관광박람회(World Travel Market)에 참가했었다. 당시 전 세계 호텔 시장의 총 비즈니스 규모가 1년에 550조원이라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페닌슐라, 만다린 오리엔탈, 하얏트 등의 호텔 규모가 소폭 증가했다. 눈에 띄게 성장한 호텔은 저렴한 호텔들이었다. 이 호텔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또한 안전하고 저렴하면서도 편리한 숙소를 원한다. 예를 들어 파리에서 특급 호텔을 이용하는 허니문 고객들이 있긴 하지만 매우 극소수다.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잠깐 잠만 잔다는 생각으로 호텔을 선택한다. 저렴한 호텔들이 점점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유로스테이션의 목표는?
한 마디로 업계에서 ‘필요한 회사’가 되고 싶다. 유로스테이션이 업계에 필요한 파트너로서 오래 남아있기를 원한다. 올해 ‘이룡’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이룡과 유로스테이션이 업계에서 꼭 필요한 파트너가 됐으면 한다. 또한 현지 열차, 호텔, 페리 등과 지속적으로 계약을 시도할 예정이다. 페리가 계속 추가되면 회사가 좀 더 발전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올해 파리에 관련된 에세이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제목은 ‘101번째 파리 여행’으로 가을 정도에 나온다. 파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