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미 인터파크투어 호텔사업본부 호텔사업팀장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그는 항공과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으며, 어떻게 하면 지금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다. 목표도 많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도 매우 많다고 말하는 그는 여행업계의 진정한 여성 리더인 듯했다. <송유진 기자> yjs@gtn.co.kr
>>호텔팀장이 되기까지 어떠한 경험을 했는지 설명해 달라.
항공 카운터 업무를 하면서 여행업에 입문했다. 이후 여행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상용 여행사를 직접 해보고 싶어서 사무실을 차리기도 했다. 2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다가, 우연히 소개를 받아서 인터파크에 항공팀장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업무 경력을 쌓았다. 항공시스템을 공동으로 기획, 개발한 것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일을 하면서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해외 OTA를 나름대로 많이 관찰했었다. 이 과정을 거치다 보니 인터파크투어도 이왕이면 항공부터 FIT를 다 커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호텔팀이 만들어졌다. 사실 입사하고 나서부터 항공과 호텔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다. 그런데 이를 실행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이렇게 새로운 사업이 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인터파크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게끔 기회를 많이 줬기 때문이다.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 기회를 대부분 줬다. 2005년도에 입사한 이후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또한 인터파크투어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보니까 다른 데보다 쉽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여행업계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호텔 분야에서 여성 대표와 이사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옛날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저평가되는 때가 많았다. 그런데 시대적 흐름이 바뀌었다. 이제는 남성과 비슷하게 평가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여성들의 섬세함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업무 방식이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식인 것이다. 여러 위험 요소가 있을 때 여성들은 보통 예상되는 상황을 검토해보고, 이것저것 따져본다. 공급사 하나를 추가할 때도 굉장히 많은 요소를 검토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험이 감소되고 성공률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
>>호텔사업팀장으로서 여행업계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여성들이 일하기 편안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한 직원이 업무를 쉬어야 할 일이 생긴다하더라도 서로 도와가면서하면 좋지 않을까. 예를 들어 결혼과 임신이 그렇다. 우리나라는 누가 임신을 하면 ‘출산일이 언제에요?’, ‘일은 어떻게 할 거에요?’라는 질문을 먼저 한다. 하지만 외국의 어느 회사에서는 이 질문이 금지돼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도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됐다. 많은 직원들이 결혼과 임신, 육아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직원이 어려움에 처할 때 도와주면, 언젠가 본인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명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서로를 배려하다보면 회사 분위기도 좋아지고, 서로에게 일이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더 잘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여행업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각 회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해외 OTA가 대형화되면서 한국 시장을 계속 넘보고 있다. 여행업계에 경쟁상대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OTA가 언제 한국 시장을 점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해외 OTA가 호텔뿐만 아니라 여행상품등을 팔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전자 티켓이 하나의 좋은 사례다. 2008년만 하더라도 전자 티켓이 이렇게 발전할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종이티켓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이뤄졌다. 미래를 내다보고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회사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계속 개발해야 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인터파크투어 또한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만큼 고객들이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끔 할 것이다. 여행 상품이 다 비슷하다는 것도 이 업계가 갖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다. 내가 만들어서 팔기 쉬운 상품만 많은 것이 현실이다. 상품을 파는 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힘이 들더라도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해 여행객들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요즘 여행객들이 굉장히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상품을 만들어 놓으면 이 상품에 대해 상담을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고객이 갖고 있는 정보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그 중에는 올바른 정보도 있고, 잘못된 정보도 있을 수 있다. 우리가 그들로 하여금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인터파크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종의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들이 인터파크를 찾지 않을 것이다.
>>인터파크투어 호텔사업본부 호텔사업팀이 소비자들과 파트너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일단 무엇이든지 고객 입장에서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회사 입장에서 판매하고 싶은 곳이 아니라, 고객이 편리하면서도 빠르게 예약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해외 OTA 체인 호텔들이 했던 10박+1 리워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며, 이밖에도 매달 고객들을 추첨해서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항공과 호텔 상품을 구입하면 유니버셜 입장권, 피크트램 입장권 등 현지에서 필요한 것들을 선택해서 쓸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이벤트를 단기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것들을 계속 개발하고 시도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업무의 공이 내가 아니라 누구한테 돌아가든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 업무를 하는 데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반드시 내 공이어야만 해’, ‘내가 빛나야 돼’, 이런 생각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내가 속해 있는 팀이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팀이 됐으면 한다. 여행업계를 보면 이직률이 높은데, 한 직원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 직원이 다른 직원들을 믿고 회사에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팀원들에게도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하면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설득을 한다. 설득을 하다 보면 그 직원이 마음을 다시 다잡고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한다.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그들도 진심을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