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원 싱가포르항공 마케팅 이사는 현재 홍보, 프로모션 등 마케팅 분야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첫 직장이 싱가포르항공이었으며, 이곳에서만 경력을 쌓아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라갔다. 오랜 경험 덕분일까. 이혜원 이사가 전하는 싱가포르항공의 강점은 조금 더 특별했다. 현재 싱가포르항공은 여행객들에게 최상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유진 기자> yjs@gtn.co.kr
>>여행업계에 어떻게 입문하게 됐는가. 싱가포르항공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학교 4학년 겨울 방학 때 싱가포르항공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예약, 발권과를 거쳐 현재 마케팅 부서에서 홍보, 마케팅, 프로모션, 온라인 세일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일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 사람들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마케팅 업무의 보람인 것 같다.
>>여행업계에서 여성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 여성이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여행업계에서 여성이 더욱 많이 활동하고, 그 영역 또한 점점 넓어지고 있다. 서비스와 관련된 업계의 특성상 섬세하면서도 디테일한 업무 능력과 친화력, 그리고 여성 특유의 감성을 앞세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욱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외국어 실력도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여성리더로서 장단점은 무엇인가.
사실 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여성으로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은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꼼꼼함, 부드러움과 배려의 소통 능력, 그리고 외유내강의 강인함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여성들이 일과 가사를 병행해야 하니 둘 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또한 아직까지 업계 곳곳에서 여성 리더들이 많지는 않다. 여성들 간에 인적 네트워크가 더욱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행 환경, 여행의 목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를 위해 항공사들은 어떠한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가.
FIT 개별 여행시장 및 온라인, 모바일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니 여행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플랫폼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휴식과 관광이 여행의 주된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및 음식, 문화, 예술, 스포츠 등 개인 기호에 따른 테마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 및 여행사들도 타깃별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또한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지와 노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리더로서 목표가 있다면?
기업과 조직 내에서 좋은 리더는 필수적인 요소다. 여성 리더로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고 싶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열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팀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됐으면 한다.
>>싱가포르항공의 강점은 무엇인가. 다른 항공사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지상과 기내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싱가포르항공을 더욱 성장시켰으며, 싱가포르항공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끔 만들어줬다. 고객에게 최상의 프리미엄 비행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을 거듭하며 업계에 있어 항공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1995년, 업계 최초로 전 클래스 전 좌석에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도입했으며, 97년도에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요리 자문단과 와인 컨설턴트를 결성해 비즈니스 클래스, 퍼스트 클래스, 스위트에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하늘 위에서 만나는 최고의 만찬을 선사했다. 또한 선주문 서비스인 ‘북더쿡’을 도입해 기내식 선택의 폭과 수준을 한층 더 높였다. 나아가 싱가포르항공은 이전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최상의 안락함을 제공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2007년 10월 항공업계 최초로 싱가포르~시드니 구간에 A380을 도입했으며, 현재도 기내 프로덕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3년 9월에는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클래스를 포함한 전 클래스에 차세대 기내 프로덕트를 선보였으며, 올 하반기인 2015년 8월에는 시드니 노선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도입할 예정이다. 싱가포르항공 고객은 혁신적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최고의 기내 좌석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항공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최상의 비행 경험을 선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앞으로도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 넘는 특별함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여행업계에서 여성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신입사원을 뽑다보면 어느 회사든 여성들의 실력이 월등히 좋다고 한다. 입사 초기에는 여직원들이 남직원보다 훌륭한데 1-2년 지나면 상황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회사에 들어왔다고 끝이 아니라 직장 생활 내내 여성의 틀을 계속해서 깨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쩌나’, ‘여자이기 때문에’와 같은 한계를 정하지 않아야 하며, 실패나 실수에 대한 두려움에서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 나 역시 낯선 부서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했을 때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위험 요소들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도전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동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돼야 리더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분야에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목표달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