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싸움
패키지, 자유여행, 항공 등 다양한 상품을 아우르는 투어캐빈이 급변하는 FIT 시장에 대적하기 위해 올해 1월1일부터 엔스타일투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럽 중심의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엔스타일투어는 스페인, 크로아티아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일반 여행객들이 생소한 희귀 지역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여행, 테마여행 섹션이 추가되면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군을 세팅하는데 힘쓰고 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
수많은 중소 업체들이 부러워하는 롤모델 업체로 꼽혔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사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웹사이트를 나라별로 세분화시켜 차별화를 뒀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8개 지역별로 사이트가 분리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가장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스페인 단독 상품이라고 하면 마드리드-세비야-크라나다-바르셀로나가 기본 루트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엔스타일투어는 평범함을 지양하고 특화된 상품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지역 선정도 남들이 다 가본 곳을 채택하지 않고 얼리어답터 배낭 여행객들이 좋아할 만한 숨겨진 여행지로 손님들을 이끈다. 스페인 남부의 론다 지역이 대표적인 예다. 론다처럼 여행 전문가라 하더라도 처음 들어보는 여행지로 상품을 기획하고 실질적인 판매를 하고 있다. 물론 충분한 해당 지역에 대한 연구 후에 상품을 만든다. 지역 당 최소 1~2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현지 투어부터 시작해 호텔 인스펙션, 관련 업체 탐방 등 심도높은 사전 답사를 한다.
엔스타일투어 특징은?
타사보다 상품군이 가장 다채롭고 개수도 제일 많다고 자부할 수 있다. 스페인 한 지역만 해도 허니문, 자유여행상품, 호텔 모두 포함해 상품이 180개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렌트카 업체나 호텔 역시 주요 거래처를 중심으로 직계약을 맺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행 정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가이드북처럼 추천 여행지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콘텐츠에도 신경을 썼다. 이 외에도 사진, 고객들의 후기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며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어떤 고객은 “ 웹사이트를 둘러보면 마치 현지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느낌이 든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중소 여행사들의 먹고 살길이 갈수록 막막해지고 있다. 여행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가격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호텔, 테마 등 콘셉트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가격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힘이 들더라도 새로운 도시, 루트, 지역, 호텔을 발굴하자는 생각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재정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행시장 역시 새로운 모양으로 계속 변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아서 개인이 항공, 호텔 예약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포화상태로 변해버렸다. 엔스타일투어 역시 자유여행 시장에 발맞춰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제는 전문성만 가지고서는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시대에 도래했다. FIT 전문 여행사 입장에서는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차별화를 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여행업계가 보다 건전하고 건실해지기 위해 어떤 변화들이 있어야 하는가.
앞서, 미래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지녀야 할 덕목으로 ‘전문성’을 강조했지만 전문성이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을 거다. 아무리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 역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상품이면 업계는 가격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 개수만 많고 별다른 특징이 없는 상품들을 판매하는 전문 여행사가 소리 소문 없이 폐업하는 사태가 현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엔스타일투어 역시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상품을 가지고서 시장 공략에 나서 한 때 높은 수익을 냈지만 이제는 그런 단순한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전문 여행사로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문성 외의 부분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내고 실현 가능성 있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무모하더라도 일단 도전해보는 것이 우선 과제다. 앞으로 여행업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솔직히 여행업만 놓고 봤을 땐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여행 수요를 여행사가 가져가느냐 가져가지 않느냐다. 경기가 어려워도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은 많다. 결국 여행을 가는 과정에서 여행사의 역할이 얼마만큼 차지를 하느냐에 따라서 여행업의 미래가 달려있다. 지금 분위기 상태로는 여행 시장이 FIT 시대로 넘어오고 있으며 시스템으로 예약하는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여행사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스템 비즈니스로 눈을 돌려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돌파구를 마련해볼 수 있다. 시스템적으로 접근한다면 여행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IT 산업을 기반으로 여행업을 접목시키거나 여행사 자체에서 자신들의 고유 시스템 개발을 하는 등 유형은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시스템이 FIT 여행객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갖춘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다 알아서 여행을 가진 않는다. 이들이 여행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지 귀찮아서 일수도 있고, 차라리 혼자서 준비하는 것보다 여행사에서 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일수도 있다. 그 수요를 여행사가 끌어와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