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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창간 16주년 인터뷰 특집] “여행업계가 상생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창호 소쿠리패스 대표

  • 입력 : 2015-04-06 | 업데이트됨 : 550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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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쿠리패스의 사무실 분위기는 독특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미 유럽 어딘가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행객들이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부터 여행의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먹힌 셈이다. 독특한 사무실 분위기만큼이나 정창호 소쿠리패스 대표의 가치관도 남달랐다. 여행에 대한 생각, 여행업에 대한 철학은 그를 지금 이 자리에 오르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송유진 기자> yjs@gtn.co.kr


 

 

 

 

 

 

>>여행업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업계에 입문하기 전 어느 나라를 여행했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여행지는 어디인가.


 

2003년도에 티켓링크에서 근무했다. 당시 준비하고 있었던 게 해외 티켓들까지 더 확대하려는 프로젝트였다. 그 과정에서 회사의 방향이 바뀌었고,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됐다. 이 부분을 포기하기가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뭔가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의 이 회사를 만들게 됐다. 20대에 여행을 많이 했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여행할 수 있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자유여행 방식에 큰 매력을 느꼈다. 당시 지금의 자유여행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지만 FIT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측했었던 것 같다. 당시 우리나라 여행 상품은 다른 나라의 여행 상품에 비해 패키지 여행상품 위주로 구성된 편이었다. 비효율적으로 일정이 짜여진 경우도 있어 개인적으로 패키지 여행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여행을 할 때, 나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많이 다녔다. 특히 남들이 많이 안 가는 곳을 좋아했다. 아시아영화제가 개최됐던 프랑스의 도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냥 마음먹은 대로 떠나자 해서 떠나게 됐는데 생각 외로 매우 좋았다. 당시 사온 기념품은 회사에 전시돼 있다. 나는 기념품을 사는 데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기념품을 보면서 나중에 여행했던 당시를 회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업과 관련된 특별한 에피소드에 대해서 알려 달라.


 

우리가 일을 하는 파트너들이 주로 국가 기관들이다. 사실 일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증가하긴 했지만 아직도 외국 파트너들이 한국인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우리가 협업을 제안하면, ‘한국인들이 누구야?’, ‘한국인들이 왜 여기를 와?’, ‘내가 왜 한국 시장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어떤 일을 추진할 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기관들과 계약을 따냈을 때의 뿌듯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현지 파트너들과 협업을 하고 나면 현지가 한국인 여행객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바뀐다. 작년에 런던 관광청이 주최한 런던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당시 소쿠리패스가 좋은 케이스로 소개가 됐다. 신기하고 뿌듯했다. ‘잘 하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지금 여행업계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일부 여행사들은 여행자들의 편의, 여행객들의 콘텐츠보다 일단 여행을 보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이 얼마를 내고 가는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사실 가격이 이익과 직결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가격으로만 경쟁하다 보면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을까. 지금 여행업계는 큰 과도기에 있다. 앞으로는 브랜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여행의 세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소쿠리패스처럼 자유여행자들을 위한 여행 패스들만 전문으로 다루더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세분화된 여행 시장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여행사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형태를 가지고 변화의 터닝 포인트를 찾지 못하면 대리점화가 되지 않을까. 대형 여행사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유통의 흐름을 정확하게 본 것이다. 하지만 큰 것만 보고 작은 것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 여행사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우리 같은 여행사가 소화해주면 경쟁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패키지와 FIT를 비교했을 때는 둘이 함께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패키지 상품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패키지. 나아가 개별여행 수요는 지금보다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그 중 한 가지만 공개해 달라.


 

직원들과의 소통이다. 우리는 직원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바로 이야기 해주는 편이다. 회의 테이블에서 나온 얘기가 전부다. 예를 들면 직원에 대해 평가할 때, ‘이 부분은 강점인데 이런 점은 부족한 것 같다’라고 직접적으로 조언하는 식이다. 직접 이야기를 해줘야 서로 부족한 점을 나누고 채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직원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노하우다. 대표는 모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직원들이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함께 결정을 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소한 부분까지 서슴없이 공유하는 편이다. 이렇다 보니 회의를 하다 보면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소쿠리패스가 여행업계에 비춰지는 모습은 어떠하다고 생각하는가?


 

설립 당시에는 여행업계에서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업체였다. 지인들이 ‘돈도 안 될 것 같은데 왜 해?'라는 질문을 많이 했었다.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보는 눈이 달랐던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 회사를 10년 이상 운영해왔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도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것을 10년 동안 발전시켜온 것은 쉽지 않다. 그 때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인 것 같다. 지인들이 협업을 요청하거나 내게 질문을 할 때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 우리를 모델로 해서 팔로윙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다른 대형 업체들이 똑같은 서비스를 론칭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것을 보면 때로는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11년 동안의 노하우는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소쿠리패스가 여행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실제로 여행객들이 소쿠리패스의 어떤 점을 만족스러워 하는가.


 

아무래도 현지보다 쌀 때 가장 만족스러워 한다. 또한 직접 회사에 방문해서 티켓을 가져가는 사람들의 경우, 가까운 미래에 있을 여행의 설렘을 지금 당장부터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강점이 있다. 사무실 분위기가 유럽풍이 아닌가. 나아가 현지에서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이를 미리 구매하게 되면 일정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라도 구입한 티켓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층은 다양하다. 대학생들부터 시작해서 ‘꽃보다 할배’ 방영 이후 중장년층도 매우 많이 방문한다. 꼭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소쿠리패스를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말해 달라.


 


여행업계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가. 마케팅에 좀 더 힘을 쏟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 구매를 못했다는 경우가 많다. 소쿠리패스를 더욱 알려야 한다. 고객층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유럽을 갔던 사람들이 일본을 방문하기위해 다시 소쿠리패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만족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존재를 더 알려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청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나갈 것이다. 올해는 일본, 북미, 동유럽쪽에 집중하며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어? 이런 곳까지 커버를 하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전 세계 구석구석을 다 커버하고 싶다.


 

 

 

 

 

>>현재 여행업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상생하고 공존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소쿠리패스같은 업체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선도 기업을 따라하지 말고 새로운 방식으로 마케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들에 맞는 세분화된 방식들을 찾아나가는 게 더욱 중요할 것 같다. 여행업계에 성공적인 벤처 신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제는 소비자들을 속이면서 영업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 점만 명심한다면 얼마든지 기회가 많지 않을까. 업계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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