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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호 2024년 11월 18 일
  • [창간 16주년 인터뷰 특집] “업계는 절대적 강자·약자 없어… 고객에게 보답하는 것이 우선”

    설우재 파브리카 대표

  • 입력 : 2015-04-06 | 업데이트됨 : 535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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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봉을 받고 남들이 우러러보던 직장에서 과감히 퇴사를 결심한 한 사람이 있다. 오는 5월 오픈 예정인 파브리카의 수장 설우재 대표다. 10년 동안 쌓아온 비즈니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행업계를 선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


 

 

여행업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여행업과 관련된 특별한 에피소드를 알려달라.


 

10년 동안 SK 텔레콤에서 재직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SK 플래닛 소속으로 핀테크 관련 일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한계가 왔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대기업에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역량에 한계가 있다. 지극히 업무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도 정치적 이슈가 개입이 된다. 단기성 성과에만 목을 매는 것도 대기업의 문제다. 승진 하나를 위해 모든 직원이 1년 안에 성과가 날 수 있는 일에만 급급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배울 점도 많았다. 대기업에 몸담고 있는 동안 다양한 외국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일하면서 모바일 페이먼트, 인증, 커머스 등 금융 분야에 자신감이 붙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만들어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고스란히 받는 성과가 가장 큰 쾌감이었다. 이렇게 비즈니스 경험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3~4년 전부터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굳어져 작년 퇴사를 결정했고 여행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에 입문하기 전 어느 나라를 여행했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여행지는?


 

전 직장에서 해외 출장을 수도 없이 많이 다녔다. 이제까지 다녔던 해외 출장 및 여행을 다 합하면 30번 정도 될 것 같다. 개인적인 휴가 역시 꼭 해외여행을 택한다. 운전 면허가 없다보니까 자연스레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택하게 된다. 단, 해외여행에도 원칙이라는 게 있다. 패키지 형식처럼 시간 별로 일정이 짜여져 있는 틀에 박힌 스타일을 지양한다. 어디를 여행하든지 서울에서 생활하는 것과 최대한 똑같은 삶의 패턴을 유지하려고 한다. 천천히 여유롭게 그 나라에 녹아드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라오스, 베트남, 필리핀 등 수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그 중 동남아시아를 제일 좋아한다. 특히 태국 방콕은 이제까지 20번 이상을 방문했다. 이제는 눈을 감고 방콕의 지도를 그릴 수 있는 정도다. 숱한 여행지를 다녀봤지만 그 중에서 지인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곳은 라오스다. 라오스는 어느 매체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힌 적도 있다. 물론 주변인들 역시 여행지를 추천할 때면 꼭 라오스가 입에 올랐다. 라오스는 익히 들어 알았지만 현지에 가면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임을 몸소 체감하게 된다. 라오스 현지인들을 보면 인상을 쓰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 했다.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온화함을 넘어선 행복함이 여행자들에게까지 전해진다. 그들을 보며 ‘나는 뭐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살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삶의 가치관이 바뀌고 여유도 생긴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


 

겁이 없다. 남들의 시선도 잘 의식하지 않아서 모르는 게 있으면 주변인들에게 주저없이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이라는 틀 안에서 신규 비즈니스 아이템을 찾다가 인연이 닿고 닿아 지금의 조직을 만들었다. 지금 파브리카에 소속돼 있는 대부분의 직원이 호텔업계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바 있으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같이 일하게 된 장병돈 호텔왕 대표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아이디어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 적이 있다. 그 점이 의아하게 느껴져서 ‘왜 이런 얘기를 잘 모르는 나한테 해주느냐’고 물었더니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 실행에 옮기는 게 중요하지 아이디어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후로 장병돈 대표가 맘에 들어 파브리카 팀장으로서 모시게 됐다. 또 최대한 겸손해지려고 노력한다. 교육관이었던 어머님께서 어렸을 때 ‘사람이 왜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인지 생각해라’고 늘 말씀하시며 겸손하시기를 원했다. 대학교 이후부터 운이 좋아 대학, 군대, 취업, 결혼 모두 운 좋게 성공했지만 자만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결코 우월감도, 열등감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단지 관성적으로 ‘난 잘 될거야’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면 과정이 어찌됐든 비슷하게 결과가 나온다.


 

 

 

지금 여행업계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여행업계를 선도하는 여행사들의 홈페이지를 가보면 사실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두서없이 난잡하게 나열된 웹페이지를 둘러보고 있노라면 ‘이게 도대체 뭘 팔겠다는 거지?’, ‘왜 이렇게 할까’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려는 입장에서만 봐도 과연 자신들의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나? 라는 의문만 커진다. 여행사와 고객을 놓고 봤을 때 굳이 갑을관계를 따진다면 갑이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홈페이지와 또 여행상품 등 세부적인 서비스는 전혀 고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더불어 현재 여행업계는 볼륨적으로 리더라고 여겨지면 더 이상 발전을 등한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존경받는 리더일수록 끊임없는 자기 부정과 현실에 대한 갈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본 그들은 현실에 안주한 채 새로운 걸 전혀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어느 업계든 절대적 강자, 절대적 약자가 없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해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더 큰 그림을 그려서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야할 것이다.


 

 

 

아직 업계에서는 ‘파브리카’에 대해 잘 안 알려진 것 같다. 파브리카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


 

 

우선 파브리카라는 뜻은 스페인어·러시아어로 공장이나 제작소를 뜻하는 말이다. 대학교 시절 지인으로부터 파브리카라는 말을 처음 들었는데 어감이 좋았다. 파브리카를 검색하면 세계적인 패션 기업인 베네통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당시 베네통은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기관을 운영했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패션 기업이 비영리 단체로 운영되는 예술가들을 후원한다는 점이 멋있었다. 그렇게 파브리카라는 단어를 계속 마음 속에 품고 있다가 나중에 내 사업을 할 때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는 파브리카는 출장자들을 위한 호텔 예약사이트다. 오직 비즈니스 맨·우먼들을 타깃으로 한 출장 사이트로 운영될 계획이며 5월 이전에 데모 형식으로 잠정 사이트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앞으로 개인적으로나, 몸담고 있는 회사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목표가 있다면 말해달라. 앞으로 여행업계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가.


 

 

결국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업계에 임팩트를 줄 수 있고 업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브리카는 여행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보다 우리 고객들이 뭘 원할까에 집중해 만족도를 최고조로 높일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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