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콘 준주(Yukon)로 향하는 모험의 길은 머리가 쨍할 정도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두껍게 쌓인 눈을 힘차게 밟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모습이 자유롭다고 느낀다면,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유콘의 겨울이 주는 매력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겨울, 관광객들이 유콘 준주를 방문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직접 생생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5000m 이상의 고봉들이 연이은 산악지대, 골짜기 사이를 사행으로 흐르는 대하가 만들어낸 북방의 자연은 험준하고 거룩하다.
<정리=조광현 기자> ckh@gtn.co.kr / <자료제공=캐나다관광청>
자꾸 궁금해지는 도시 ‘화이트홀스’
화이트홀스(Whitehorse)는 황야의 도시(Wildern ess City) 또는 캐나다의 엘도라도로 불린다. 지구상 그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신비스러운 야생과 자연을 만나볼 수 있고,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꾸 자극하는 비밀스러운 곳이기 때문이다.
화이트홀스는 19세기 후반 골드러시 시절, 황금이 나온다는 도슨 시티(Dawson City)로 가는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골드러시가 막을 내리고 도슨 시티가 한적한 시골마을로 전락해버리면서 알래스카로 향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구리광산으로 유명해진 화이트홀스가 유콘 준주의 주도가 됐다.
화이트홀스의 비밀스러운 매력은 지리적인 특징에서부터 비롯된다. 화이트홀스는 북극해 및 미국의 알래스카와 접해있다. 유콘 준주에서는 남쪽에 위치해 있지만, 한겨울은 영하 10~30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매우 춥다. 그러나 워낙 청정한 자연 환경 덕에 화이트홀스의 추위는 청량하고 시원한 민트처럼 알싸한 기운이 가득해 기분을 좋게 만든다.
남한 면적의 5배나 되는 광활한 유콘 준주에는 3만1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 중 2만5000명이 화이트홀스에 살고 있다. 화이트홀스에는 4층이 넘는 건물이 없고, 메인 스트리트가 200m 남짓할 정도로 도시의 규모도 작지만, 관광자원과 산업의 발달로 인해 도시경제가 탄탄하다. 또한 환경이 깨끗해 거주지로서 가치가 높아 캐나다에서 점점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화이트홀스를 찾아가는 방법
밴쿠버에서 매일 4편의 항공편이 운항된다. 인천-밴쿠버를 경우해 화이트홀스로 에어캐나다 또는 에어노스(www.flyn orth.com)를 이용하여 당일 도착이 가능하다. 밴쿠버~화이트홀스 항공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다.
모험 가득한 유콘의 겨울
추운 유콘의 겨울이 지루하지 않겠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유콘의 겨울은 어느 계절, 지역 못지않게 짜릿하고 흥미진진하다. 어디에서고 쉽게 할 수 없는 다양한 모험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청정자연 속에서 짜릿한 겨울 레포츠를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화이트홀스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북국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개썰매(Dog sled) 스노모빌(Snowmobile)체험, 얼음낚시, 인디언집 티피(Tepee)체험, 인디언 전통마을 체험 등 독특한 즐길 거리가 넘친다. 알래스카 허스키가 끄는 개썰매 투어는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겨울 레포츠다. 금방이라도 뒤집힐 듯한 좁은 공간 안에서 눈길을 따라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가는 개썰매의 스릴은 웬만한 롤러코스터는 저리가라 할 정도다.
화이트홀스는 동토를 지배하는 자 이누이트(Innui t)족들의 땅이기도 하다. 설피를 신고 걷는 일명 스노슈잉과 얼음낚시 등의 원주민 문화체험은 화이트홀스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새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로라 투어
유콘 준주에서는 개썰매(Dog Sledding), 스노모빌(Snowmobile), 스노우슈잉(Snowshoeing), 얼음낚시(Ice Fishing), 경비행기 투어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오로라(A urora)다.
차가운 밤하늘에 펼쳐지는 환상의 하늘 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캐나다의 노스웨스트준주(T he Northwest Territories)의 옐로우나이프(Yellow knife)와 유콘준주(The Yukon)의 화이트홀스(Whit ehorse)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사람들에게 ‘북극의 빛’, ‘빛의 커튼’ 이라 불리는 오로라는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 가운데 가장 경이로운 현상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밤하늘을 수놓는 오색찬란한 오로라의 향연은 막연한 환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같은 감동을 선사한다. 매년 8~9월의 여름오로라 관측도 가능하지만, 어둠이 깊어지는 12월부터 4월 중순까지가 화이트호스에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오로라는 로마의 새벽 여신의 이름인 오로라에서 따온 것으로, 보통 오후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펼쳐지는 장엄한 빛의 쇼다. 오로라는 북반구의 고위도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발광현상을 말하는데, 빛이 약할 때에는 하얗게 보이지만, 강할 때에는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나타난다. 화려한 빛의 장막이 너울거리며 춤추는 모습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유콘으로 모인다.
유콘에서 보는 오로라의 특징은 산봉우리와 함께 빛이 보인다는 점이다. 눈 쌓인 산들과 그 기슭에 굽이굽이 이어지는 얼어붙은 유콘 강이 은색으로 떠오르면, 하늘에서 밤이 아침으로 바뀌는 기적을 만날 수 있다.
오로라 투어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9시 이후가 되어서야 시작된다.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 자체를 만나기 위해서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추운 겨울밤을 이겨내며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다. 화이트홀스에서는 섭씨 45도의 타키니 야외 온천(Takhini Hot Springs)에 몸을 담그고 오로라를 감상하거나, 호반의 롯지에 머물면서 보거나 개썰매와 스노모빌로 여행하며 볼 수 있는 등 그 방법도 다양하다.
개썰매 투어
유콘을 찾는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개썰매 투어이다. 반나절 체험 프로그램도 있지만 유콘에서 이동 및 운반수단으로 사용된 개썰매의 진수를 제대로 체험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5일 혹은 그 이상 동안 개썰매를 타고 얼어붙은 호수나 설원을 달리는 것이다. 지루하고 춥지 않냐고. 제대로 체험한다면 그 재미는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짜릿하다.
달리다가 개 숙소가 있는 별도의 롯지에서 편안하게 머무를 수도 있고 북쪽을 향해 계속해서 움직이며 캠핑하는 투어도 있다. 개썰매 대신 시속 80km로 달리는 스노모빌을 직접 운전해보는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도 있다.
유콘의 화이트호스(Whitehorse)는 국제 개썰매 대회인 ‘유콘 퀘스트(Yukon Quest)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옛날 우편배달 경로인 유콘 강(Yukon River)을 따라 달리는 국제대회로, 무려 1600km나 떨어진 알래스카(Alaska)의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최소 열흘 이상 소요된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따라 여행하는 개썰매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개썰매 투어는 크로스 컨츄리에 견줄 만큼 육체적인 활동이며 팀워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썰매를 끄는 4마리의 개 컨디션과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