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속화된 양극화
실적편차도 심화
하나·인터파크 2强
발권실적 1조원대
노랑풍선 급성장
30위 → 9위로 점프
지난 한 해 동안 여행업계에 온풍과 냉풍이 교차한 흔적이 그대로 발권실적에 나타났다. 실적 격차에서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매달 양호한 실적을 나타낸 업체들은 연간 실적 역시 안정적이었다. 반대로 월간 실적 변동이 심한 업체들은 연간 실적 역시 대부분 부진하게 나왔다. 연간 BSP 실적 분석을 통해 지난해 항공권 발권 시장을 점검해보고 여행사들의 영향력 변화를 추적해봤다.
<양재필 차장> ryanfeel@gtn.co.kr
지난해 BSP 여행사들의 연간 항공 발권 매출 실적을 들여다 본 결과, 여행사간 규모 양극화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여행사간 월별 실적 편차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종합여행사 위주로 모객이 집중되면서 단순 소규모 패키지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여행사 및 상용업체들의 입지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BSP 실적 상위권 여행사들의 성장세는 하위권 여행사들의 성장세를 규모와 속도에서 완전히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 2강 구도로 시장이 확실하게 굳어진 가운데, 모두투어가 만년 3위에서 머무는 형국이다. 연간 총 발권금액 3000억원대 이하 구간에서는 여행사간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전년대비 실적이 26% 급등해 사상처음으로 연간 총 발권실적 1조를 넘겼다. 인터파크투어 역시 9000억원 넘게 발권하며 연간 28.5%의 높은 성장세를 자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여행사는 노랑풍선이다. 노랑풍선은 매출 상위 30개 여행사중 가장 높은 실적 성장률(+79.4%)을 나타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2112억원을 발권해 전년대비 실적이 1000억원 가량 폭등했으며 그에 따라 실적 순위도 9위까지 껑충 올라왔다.
지난해 1월 항공사업부를 신설한 노랑풍선은 항공권 홀세일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저가 패키지를 기반으로 꾸준히 상품 인지도를 쌓으며 패키지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이러한 노랑풍선의 고속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좋은레져(참좋은여행) 역시 유럽 패키지 상품 호조세를 기반으로 33.5%라는 높은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KRT 역시 지난해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다.
지난해 주요 여행사들의 발권실적 추이에서 눈여겨봐야 할 키워드는 ‘차별화’와 ‘규모의 경제’로 압축된다. 충분한 규모의 시장 협상력을 기반으로 유연한 전략과 자사 경쟁력 확보가 충분히 이뤄진 여행사들만이 실적 성장의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 관측할 수 있는 변화로는 대형 종합여행사들의 상용 시장 본격 진출로 인해 상용 시장 단가하락이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견 상용 전문 업체들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본격 하락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여행사 주요 지점 실적 역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대부분 추락하고 본사로 실적이 집중화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여행사들의 지난해 월간 실적 추이를 보면, 실적 변동이 큰 업체 일수록 연간 실적이 부진하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호실적을 구가하는 업체들의 경우 연초부터 전년대비 10% 이상의 실적 성장을 보인 후 연말까지 실적 역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시즌별 모객 편차가 과거대비 낮아지면서 매월 견고한 모객 능력을 발휘하는 여행사들이 실적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5년 BSP 발권 시장은 지난해보다 경기 변동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 분위기가 다시 꺾이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 업계에 우호적인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4월 이후 세월호 사태로 인한 실적 급감에 대한 기저효과로 2분기 이후 발권 실적이 급등할 소지는 있다. 선거 등 여행시장 위축 요인이 올해에는 없고, 유가하락과 환율강세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