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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호 2024년 04월 01 일
  • 관광인산악회, 소백산 비로봉 오르다



  • 류동근 기자 |
    입력 : 2019-10-14 | 업데이트됨 : 43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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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의욕 잃은 관광인들에게 용기와 희망 기원

투병 중인 전임 김창균 회장 빠른 쾌유도

 

소백산 비로봉 1439m 정상. 하늘아래 이처럼 멋있는 장관이 또 있으랴. 북쪽으로는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슬픔에 눈물을 흘렸다는 국망봉이 손에 잡힐 듯 하고, 서쪽으로는 연화봉과 국립천문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직 때 이른 단풍철. 하지만 비로봉 정상부근 단풍잎들은 하나둘 수줍은 새악시 마냥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여러모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전국 여행인들에게 비로봉은 이렇게 말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 즉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가지라고.” 지난 12일 관광인 산악회에서 마련한 10월 소백산 정기산행에 동행했다.

 

<소백산 비로봉=류동근 국장> dongkeun@gtn.co.kr

 

 

 

관광인산악회(회장 이웅철·주은항공 대표)는 지난 12일 소백산 비로봉을 찾았다. 맑은 가을하늘 아래 24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이번 10월 정기산행은 충북 단양군에 위치한 천동매표소를 출발해 비로봉 정상을 거쳐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삼가매표소까지 약 15Km를 산행했다.

 

 

비로봉에 오르기 전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져 등산전문가들에게도 쉽지 않았다. 약 3시간 여의 산길을 따라 정상부근에 다다르면 소백산의 아고산지대 지형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고도 1300m이상인 소백산의 아고산지대는 바람이 세고 비나 눈이 자주 내린다. 그래서 키가 큰 나무가 잘 자랄 수 없는 지대로, 아한대기후 특성상 신갈나무, 철쭉 등 바람과 추위를 잘 견디는 야생식물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향긋한 주목 향이 코 끝에 다다를 쯤 정상에 이르렀음을 직감하게 된다.

 

 

소백산 주목군락은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됐다. 약 15만평방미터에 달하며 수령은 200년에서 500년으로 추정되는 주목들이 소백산 정상의 터주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에디터 사진

 

주목향과 더불어 펼쳐지는 소백산 꼭대기. 비로봉정상에 선 회원들은 근처 연화봉과 국망봉, 천문대로 이어지는 장관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하산길이 아쉬운 회원들은 서로 인증샷을 남기느라 셔터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정상에서 바라본 발아래 산들이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풍기읍 삼가매표소의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비로봉의 정기를 받은 터라 24명 전원이 아무 사고없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특히 이번 산행에는 조태숙 영풍항공여행사 대표와 안설영 에이투어스 대표 등 여성대원들이 끝까지 투혼의 힘을 발휘해 완주하면서 회원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풍기인삼갈비집에서 가진 뒤풀이에서 이웅철 회장은 여러 인사말을 제쳐두고 “관광인 산악회의 전임 회장이신 김창균 회장께서 중병으로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투병 중”이라며 “김창균 회장님의 빠른 쾌유를 이 자리에 모인 모든 회원들이 다 같이 기원하자”며 인사말을 대신해 훈훈한 감동의 물결이 이어졌다.

 

 

소백산 비로봉을 다녀와서…

 

 

에디터 사진

 

매월 둘째 주 정기적으로 열리는 관광인산악회(회장 이웅철)가 지난 12일 소백산 등반 행사를 가졌다.

 

 

외형적으로는 이번 산행이 여타 등반행사와 결코 다르지 않았지만, 나를 비롯한 참석자 모두가 마음을 함께했던 시간이었다. 우리 여행인 모두가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산행에서 있었던 몇 가지 사연들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등산길에서 받은 질문이다. 우리나라 최초 여행사가 일본여행공사(JTB)의 한국(조선)지사였냐고 어느 여행사 초급간부가 물어왔다. 이에,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본사가 있고 한반도에 지사가 있는 것이 타당한 것 같았지만 정확히 몰라 답변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기억나는 대로 1961년 ‘관광사업진흥법’에 의거, 우리나라에 국영의 대한여행사와 민간의 세방여행사가 최초로 등록되었다고 답하고 말았다.

 

 

이후, 책자를 뒤져보니 “1912년에 처음으로 부산철도호텔과 신의주철도회관이 설치되고, 같은 해 일본여행협회의 조선지사(현재 대한여행사의 전신으로 볼 수 있다)가 설립됐다”라고 적혀 있으며, 대한민국 설립 이후에는 대한여행사가 구조선여행사 해체와 더불어 창립된 것도 이 무렵(1958.3.18.)이다. [관광학개론 p290, 안종윤, 창문각, 1972]라고 돼 있으니 최소한 일본 JTB와 대한여행사는 법적으로 관계가 없고 한국이 지사도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정운식 서울항공여행사 전 대표와 함께, 정우식 한국관광여행사 전 대표를 회상했다는 것이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이름이 비슷할 뿐 아니라, 같은 대학교 동문인 점, 한국일반여행업협회(현 한국여행업협회)회장을 역임 했다는 점, 키와 몸무게가 남달랐다는 점, 업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는 점 등이다. 애석하게도 올해 이승에서의 선배가 저승에선 후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승에 있을 때, 정우식님의 선배(정운식)에 대한 대접은 깍듯했다. 선배에 대한 비난이 있었을 때는 앞장서서 총대(?)를 메는 등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이승의 후배가 먼저 하늘나라에 갔고(2013.10.13), 올해 이승의 선배가 하늘나라에 도착했으니(2019.8.10), 하늘나라 도착순에 의거해 정우식님이 선배가 됐다. 모르긴 해도 하늘나라에선 정운식님이 정우식님을 깍듯하게 모실 것 같다.

 

 

세 번째 이야기는 소위 말하는 하산주(下山酒) 시간에 있었던 감동적인 사연이다. 등산 시간이 길어져 매우 늦은 점심식사 자리여서, 모두 음식을 재촉하는 중에 관광인산악회 이웅철 회장은 좌중을 압도하는 소리로 집중을 요구한 후, 김창균 (주)동원여행사 대표의 투병소식을 알리고 건강회복을 위해 건배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전임 회장의 암투병 사실을 알리며 그분의 건강회복을 위해 건배하자 하니 일순간 마음이 짠해졌다. 이는 참석자 모두의 마음이었을 것이며 이구동성으로 외친 “화이팅!”, “힘내세요!”가 병실에까지 들렸으리라 믿는다.

 

 

우리 업계가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도 성장을 지속한 배경에는 알게 모르게 업계를 위해 노고해 주신 분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업계의 요소요소에서 성실히 일하시는 많은 분들로 인해 우리 업계는 발전할 것이며, 또한 우리 업계의 역사에 대해 묻는 분들이 있는 한 현직에 계신 분들은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본다.

 

 

선배들의 선한 생각과 아름다운 일들을 모두 전달하지 못하지만 투병중인 분을 위해 다시금 완쾌를 기원하며 더욱 크게 “힘내세요!”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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